2종 보통 운전면허 8일만에 합격하기(1) - 운전면허필기시험 기능시험 접수 꿀팁

조금은 늦은 운전면허 도전... 머리 나쁘고 겁 많지만 운빨로 합격했습니다.
운전면허취득 과정을 쭉 나열해보겠습니다.

 

1일차 필수안전교육

2~3일차 장내기능연습 (총4시간)

4일차 장내기능시험

5일차 학과필기시험

6~7일차 도로주행연습 (총6시간)

8일차 도로주행시험

 

저는 외가 쪽에 치매의 기운이 있고 빈혈로 자주 쓰러져 머리를 부딪쳐 다친 적이 많습니다. 그때마다 검사 결과는 별 문제없었지만 선천적인 건지 학생 때부터 암기력이 좀 떨어지는 편입니다. 공부에는 자신 없고요. 그런데 지인이 먼저 면허가 필요하다며 학원을 끊었고 저도 더 나이 먹기 전에 면허를 따 두면 좋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저같이 머리 나쁘고 겁 많은 사람이 어떻게 면허를 딸 수 있었는지 글로 남겨두려고 합니다. 운전에 대해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분들도 학원에서 욕 안 먹고 당황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급하신 분들은 굵은 글씨만 봐도 도움이 되도록 잘 표시해 두었습니다.

 

 

 

우선 본인 사진 세 장을 준비합니다.

사이즈는 여권사진(3.5x4.5cm)이며 얼굴이 크게 나오거나 작게 나와도 상관없습니다.

면허를 위해 사진을 다시 찍지 않고 원래 있는 반명함 사진을 가져다가 비율만 맞춰서 다시 뽑아도 됩니다. 저는 얼굴크기가 상관없다는 말을 듣고 서류에 붙일 못난 사진 두장과, 포토샵이 잘 된 여권사진 한 장을 챙겼습니다. 규격만 맞는다면 면허증에 들어갈 예쁜 사진만 따로 골라서 낼 수 있답니다.

사진과 신분증을 들고 집에서 가장 가까운 운전면허학원에 갑니다.

혹은 길을 잘 알고있는 동네의 운전면허학원으로 갑니다. 도로주행시험은 출발지점이 학원이기 때문에 길이 익숙할 수록 시험에 유리합니다. 학원에서 비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원비를 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학원에서 해결하려면 비용은 대략 70만 원 정도 듭니다. 그리고 지문을 등록하고 즉석에서 사진을 찍어 출석 인증카드를 만들어 줍니다. 이 카드와 지문인식으로 내가 의무교육시간을 잘 지켰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학원에서는 본인의 응시표를 만들어줄 겁니다.

응시표를 가지고 지정된 병원에서 신체검사를 받아옵니다.

신체검사서 발급기관으로 검색해도 되는데 대부분 학원에서 근처의 가능한 병원을 알려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병원에 가서 서류를 주고 간단한 시력검사와 질의응답을 마친 다음, 이상이 없을 시 응시표를 돌려받습니다. 그리고 학원에 반드시 제출합니다.

 

 

 

 

이제 안전교육일자와 장내기능연습 날짜를 잡습니다.

필수 안전교육은 도로교통공단에서 1시간 이수가 가능하다는데 저는 학원에서 해결했습니다. 책상에 앉아 강사의 설명을 듣고 영상을 봅니다. 3시간이면 끝나며 한 시간마다 카드체크를 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제게는 참 유익한 시간이었는데 책상에 아예 엎드려 쿨쿨 자는 사람들도 몇 있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내용을 다루므로 필기는 안 하더라도 꼭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내기능연습은 의무로 4시간을 이수해야 합니다.

저의 경우 하루에 2시간씩 이틀에 걸쳐서 진행했습니다. 저는 운전대를 잡는 것부터 모든 게 처음이었지만 강사들은 기계처럼 같은 설명을 매일 반복하다 보니 피곤해합니다. 그래서 단기간에 합격시키기 위해 필수 요령만 알려줍니다. 당장은 이해가 안 되더라도 몇 번 해보다 보면 저절로 이해가 되므로 처음부터 그냥 강사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 됩니다. 저는 중간에 강사가 바뀌었는데요. 과하게 친절한 강사들은 운전 중에 정신이 없습니다. 너무 오래 일했거나 눈이 죽어있는 강사들은 가르치면서 자꾸 짜증을 냅니다. 지인의 말도 들어본 결과, 차라리 학원에 등록할 때부터 말이 적은 강사를 배정해달라고 대놓고 말하면 좋습니다. 정적이 약간은 어색하더라도 적당한 긴장감이 있어 집중을 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장내기능연습을 하기 전에 미리 운전면허 기능시험 코스 안내도를 인쇄해서 공부 해두길 추천합니다. 구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으며 학원마다 큰 차이 없이 거의 똑같은 모습입니다. 난생처음 운전석에 타면 동시에 할 일이 너무 많아서 혼란스러울 겁니다. 지도는 어떻게 보는지 알고 있으니 미리 장내기능시험코스와 도로주행시험코스를 외워놓고 가는 게 좋습니다.

 

 

 

 

장내기능시험은 80점 이상이면 합격입니다.

신분증 잊지 마시고, 편한 복장에 신발 밑창이 얇은 운동화를 신으세요.

사람들과 함께 대기하다가 이름이 불리면 시험 진행요원 앞에 서서 마스크를 내려 얼굴 확인을 해주고 차에 탑니다. 연습 때는 조수석에 강사가 타고 있어서 내가 뭔 짓을 해도 수습해 줄 거라는 안정감이 있지만 시험 때는 혼자입니다. 감점 요인 같은 경우는 찾아서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강사가 하라는 것만 외워서 까먹거나 긴장하지만 않으면 감점 잘 안 당합니다.

시험장 스피커에서는 다른 응시자들의 감점이나 합격 불합격 여부가 방송됩니다. 저는 줄곧 덜덜덜 떨어서 제가 뭘 했는지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그저 주차 코스에서 노란선을 밟았을 때 감점이라는 안내 목소리를 듣고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던 기억밖에 없습니다. 사실 한번 정도 감점이 되면 진짜 큰일 났다는 생각과 함께 없던 집중력이 발휘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90점대로 합격했습니다.

저는 평생 깜빡이를 언제, 왜 켜는지도 몰랐던 사람입니다. 강사들도 이 정도는 상식이라고 생각했는지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장내기능시험장 지도에 깜빡이를 켜는 지점과 방향을 써놓기도 했습니다.

방향지시등(깜빡이)은 직진이 아닌 경우 전부 다 켜야 합니다.

유턴, 우회전, 좌회전, 차선 변경 등 모든 때에 켭니다.

켠 방향을 직접 혹은 미러로 확인한 다음, 사방에 나와 부딪힐 차가 없을 때 움직이면 됩니다.

추가 연습과 재시험은 6만 원 정도입니다. 시험은 다가오는데 본인이 많이 불안하다 싶으면 결제를 하고 추가 연습을 하면 됩니다. 사실 강의 때 정신 바짝 차리고 집중해서 집에 가서 한번 생각해보고, 시험 전까지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하면 좋습니다. 요새는 면허 관련 유튜브 영상이 굉장히 많아서 참고할 수 있습니다.

 

 

 

 

장내기능시험에 합격하면 학과시험(필기시험)을 봅니다. 신분증과 응시표는 필수이며 60점 이상이면 합격입니다.

1000개의 문제은행에서 문장형, 사진형, 일러스트형, 안전표지, 동영상 문제가 골고루 나옵니다. 저는 책으로 된 문제집을 먼저 샀는데 앞에 세장만 읽고는 바로 버렸습니다. 책 읽는 걸 원체 싫어해서 그냥 운전면허 필기시험 어플을 깔았고 공부 없이 바로 모의고사를 네 번 정도 봤습니다. 총 40문 제이며 모의고사를 한번 볼 때마다 시간이 약 20분 정도 소요되므로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대충 상식으로 때려 맞출 수 있는 문제가 많이 나오면 좋은데 법률 관련 문제들은 연령, 속도, 년도, 벌금, 시간 등 정확한 숫자가 있기 때문에 외우지 않으면 모를 겁니다. 운이 좋길 바라야 합니다. 모의고사를 한두 번 보고 오답노트를 확인한 후 시험을 보면 좋습니다. 교통안전표지는 외우기 쉬우므로 인터넷에 검색해서 전부 다 한 번씩 눈에 익혀두세요. 비슷하게 생긴 표지만 주의하면서 보면 금방 봅니다. 시험 가기 전 모의고사는 한두 번으로 충분하다고도 합니다.

시험장에 도착하면 창구 앞에서 번호표를 먼저 뽑습니다.

은행과 같습니다. 내 번호가 뜨면 시험 수속을 하고 시험장으로 가라는 안내를 받습니다. 시험장에 가서도 감독관에게 마스크를 내려 얼굴 확인과 신분증 확인을 해줍니다. 핸드폰은 전원을 꺼서 가방에 넣고 감독관이 앉으라는 번호의 자리를 찾아 앉습니다.

자신의 응시번호를 타이핑하고 시험 시작 버튼을 누르면 시험이 시작됩니다. 중복 답변 선택 문제가 있는데 까먹고 하나만 고르고 넘어가도 어차피 시험 완료가 되지 않으며, 답변을 고르라고 다시 안내를 해주므로 긴장하지 않아도 됩니다. 시간도 여유로워서 두세 번씩 천천히 고민하며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저는 운이 좋아서 80점대로 합격했습니다. 다만 저같이 운을 바라지 않고 정성 들여서 공부하신다면 면허를 따고 앞으로 운전을 하는 데에 도움이 많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성실한 사람들은 언제나 뒤늦게 큰 성공을 거둔다는 말이 있지요.

 

 

 

 

필기시험에 합격하면 접수장소로 돌아가 번호표를 뽑고 연습 면허를 받아 학원에 제출합니다.

불합격이라면 타고 왔던 학원차로 가서 같이 왔던 사람들이 다 끝날 때까지 기다립니다.

연습면허를 받게 되면 2년 이상의 운전경력자가 동승할 시에 한해서 운전연습이 가능합니다.

대신 전문강사와 타는 것보다는 사고위험이 좀 더 높을 수 있므로 그냥 조수석에 타서 운전자에게 지시하며 길을 외우고 시뮬레이션만 하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도로주행 연습 일자와 시험일자를 너무 띄엄띄엄 잡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변에 2년 이상의 운전경력자와 운전 연습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상관없습니다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핸들링과 브레이크와 액셀을 밟는 감을 잊기 쉽습니다. 그렇게 되면 시험 때 실수를 많이 해서 합격하기가 어렵겠지요.

다음 글에서는 대망의, 공포의 도로주행연습과 도로주행시험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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